‘이장·통장 연합회 지원 조례’가 엉뚱하게도 정치적 논쟁에 휘말렸다.

　부산시의회 김수용(자유한국당·부산진1) 의원이 김영욱(〃·부산진4), 박재본(〃·남3) 의원과 공동발의한 이 조례안는 지난 18일 상임위원회인 기획행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오는 25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조례안은 부산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는 동(洞) 중심의 복지정책인 ‘다복동’ 사업이 내년부터 205개 전체 동으로 확대됨에 따라 ‘복지 이장·통장’의 적극적인 역할 분담을 위해 이장·통장연합회에 대한 지원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시장이 이장·통장연합회가 추진하는 지역주민 시정홍보사업과 연합회 연수, 그 밖에 각종 사업에 재정 지원을 하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김 의원은 19일 “다복동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복지 공무원의 부족 등의 한계로 실제로 이장과 통장 중심의 수급자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홀몸노인 고독사 예방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수급자 발굴 등에 이장·통장의 실질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면서 “하지만 늘어나는 역할에 비해 이들에 대한 처우는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사기 진작을 위한 현실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장·통장에 대한 수당은 1997년 10만 원에서 2004년 20만 원으로 인상된 이후 13년째 변동이 없다. 열악한 처우와 이웃과 단절된 현대 사회의 특징 등으로 최근에는 일부 지역에는 이장·통장을 맡으려는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의회 내부와 시민단체에서는 조례안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조례’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진영(국민의당·비례대표) 의원은 “부산에만 이장·통장이 4500명이다. 이들은 이미 연합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고 시에서 수당을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연합회 활동을 중복 지원하자는 것은 내년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례를 발의한 김 의원은 “이장·통장은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선거용이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진보 진영의 외부 마을활동가에 대한 지원을 타당하고 실제로 주민의 살림살이를 가장 잘 아는 이장·통장을 복지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 선심성이라는 논리는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반박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