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판도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양강 구도’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국당은 현역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이 출사표를 내고 있고, 민주당은 전·현직 광역·기초의원 중심으로 후보권이 압축되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후보군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금정구와 해운대구는 민주당과 한국당에 바른정당이 가세하면서 ‘다자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6개 구·군 가운데 금정구와 해운대구의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 금정구, 한국당 후보가 변수

　금정구는 바른정당 원정희 청장이 3선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3선의 정미영 구의원이 강력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선 당시 부산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박인영 구의원과 박종성 구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남은 변수는 한국당의 후보가 누가 될 것이냐는 점이다. 백종헌(부산시의회 의장) 한국당 금정구 당협위원장이 지방선거 대선 총선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구청장 후보 물색에 나서고 있다. 백 의장은 “현재 지역의 유력 인사와 출마를 조율 중이다. 아직 밝힌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보수 정당이 현역 구청장과 유력 인사로 나뉘어져 있고, 고정 지지율을 보유한 민주당이 단일 후보를 내는 구도로 진행되면서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은 재선 경력의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지만 변수는 한국당의 후보의 파괴력이 될 공산이 크다. 현재 백 의장이 접촉하는 인사는 금정구 지역에서 나름의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정구청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역 청장 프리미엄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리한 요소라고 본다. 민주당 후보가 다소 약해보일 수는 있지만 보수 정당 후보가 양분된 상황에서 한국당 후보의 영향력이 선거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 해운대구, 바른정당 득표율 관건

　보수 세력이 수성해 온 해운대구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한국당-바른정당의 3파전으로 진행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당에서는 백선기 청장이 재선에 나서고 강무길 시의원이 경선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부산선대위 동부산발전특위위원장을 맡았던 홍순헌 부산대 교수와 윤경태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공동대표, 해운대을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안영철 부산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바른정당은 정성철 해운대구의회 의장이 출마 의사를 내비치면서 3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현역 청장에 현역 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는 등 당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해운대을의 배덕광 국회의원이 ‘엘시티 비리’로 구속기소된 데다 하태경 국회의원의 바른정당 탈당 이후 해운대갑 위원장을 맡은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지역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가 수습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여러 후보가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일부 인사는 의례적으로 후보군에 이름만 걸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른정당 후보인 정성철 구의회 의장의 득표율로 쏠리고 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중산층 위주의 해운대구 주민은 기존 보수 정치에 염증을 느끼겨 새로운 보수를 갈망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