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기조 담은 한미일 공동성명
- 북핵 로드맵 4강 지지 이끌어내
- 한일 셔틀외교 복원 합의 성과

- 첫 다자외교 성공적 데뷔 이면
- '좌 경화 우 동연' 밀착보좌 한몫

문재인 대통령이 4박6일간의 독일 공식 방문·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문 대통령의 거의 모든 일정을 수행하며 가까이서 보좌해 청와대 관계자 사이에선 '좌(左) 경화 우(右) 동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시내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엠마누엘 마크롱(왼쪽 두 번째) 프랑스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찬 회담 때 메르켈 총리가 "41%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는데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유권자는 어떻게 끌어안을 생각인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배석한 강 장관이 "문 대통령께서는 41%의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취임 이후 80%를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답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문 대통령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총장님을 보좌하던 강경화 정책특보가 대한민국의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자,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은 강 장관을 빼앗겨 많은 것을 잃었다. 조금은 아쉽다"고 농담을 던져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문 대통령이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질문과 다른 내용을 답변하자 연단에 다가가 조언했고, 그 결과 문 대통령이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에서의 자신의 대북 기조를 담은 첫 '한·미·일 공동성명'을 도출하면서 북핵 로드맵에 대한 한반도 주변 4강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기조는 중국·일본·러시아와의 양자 회담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기로 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한동안 끊겼던 한·중·일 정상회의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해 동북아 3국 공조의 기반을 조성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문제 해법을 G20 정상들과도 공유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4강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이슈로 확산시켰다. 경제 협의체인 G20의 성격상 폐막 성명에는 북핵 문제가 담기지 않았지만, 의장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언급하며 "우리는 모두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새로운 위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번 위반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기를 희망한다. 이에 대해서는 폭넓은 합의가 있었다"고 이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