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의제인 대북 문제
- '미묘한 시각차' 조율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에 28일(이하 현지시간) 도착, 순방 일정에 돌입하면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미 양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양국 간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이 가속화된 데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논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양국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 산적해 실질적인 협상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게 된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8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어 정상회담 의제 등을 최종 조율한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목표는 두 정상이 양국 간 우애를 다져 이를 토대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한 단계 발전시키는 것으로 압축된다.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의 유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양국 모두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동아시아 전략 유지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해야 할 핵심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전직 주미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의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동맹을 탄탄하게 해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의제보다는 양 정상 간 신뢰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의 숙소로 사용되는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 부부에게 3박을 허용하는 등 환대 조치를 고려하면 양 정상의 신뢰 쌓기와 동맹 강화 메시지 도출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이 최대 이슈인 북한 문제에 대한 '미묘한 간극'을 해소할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와 함께 대화를 강조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되 경제·외교적인 압박에 무게를 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드가 정식 의제가 될지는 불투명하지만, 두 정상의 의견 교환 가능성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어 이번에 깔끔하게 정리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DC=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