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취업 특혜'를 문제삼으며 그 근거로 공개한 녹취와 메신저 대화 내용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27일 파문이 일고 있다.

전날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당 사안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단행한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국민의당은 라디오 출연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지도부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바른정당, 정의당 등 여타 야당은 이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전날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파슨스 스쿨 (준용 씨) 동료 증언을 근거로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입사와 관련해 당시 문재인 후보의 개입 의혹을 발표했다. 그러나 제보된 카톡 캡처 화면 및 녹음 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하며 준용 씨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조작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는 국민의당 당원이자 안철수 전 대표의 제자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유미 씨로,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26일 오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런데 체포된 이 씨는 '당이 조작을 기획, 지시해놓고 문제가 생기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19대 대선 기간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는 2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조작 사실을) 보고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책임있는 지도부나 관계자 누가 이런 걸 조작하라고 지시하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는 특검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특검을 통해 우리당 잘못이 있다면 규명하고, 관계자 또는 보고를 받거나 지시, 가담한 사람이 있는지 밝혀 처벌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이날 오전 tbs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사안이 이 씨의 단독행동일 리는 없다고 관측했다.

이 대표는 "(이유미 씨는) 당원이라고 했지만 예비후로보 출마까지 한 사람"이라며 "뭔가 약속이 있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모든 게 이유미 씨 선에서 이뤄졌다는 국민의당 발표를 믿고 싶지만, 그렇다면 전날 비대위원장 사과부터가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이유미 씨 본인이 나서서 '제가 당과 국민을 속였다'고 밝히고 사과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유미 씨 본인은 '당이 시킨 일이고 당이 나를 보호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좀 더 직접적으로 '당 개입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에는 대선도 여러 번 치르면서 이런 '폭발물'을 다뤄본 분들도 있다"며 "선거가 과열되면 약간의 침소봉대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선거일 나흘 전에 이렇게 전혀 없는 사실을 만들어 뒤집어 씌우는 건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