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으로 건설된 을숙도대교의 통행료를 광안대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사하을 지역위원회 강세현 위원장은 20일 을숙도대교에서 통행요금 인하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지역위원회 강세현 위원장이 20일 을숙도대교 앞에서 통행요금 인하 피켓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사하지역위원회 제공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을숙도대교의 통행요금은 현재 ▷소형 1400원(출퇴근시간대 1000원) ▷중형 2400원(〃1700원) ▷대형 3100원(〃2200원) 수준으로 광안대교 통행요금에 비해 배 이상 높다. 부산시의 재정사업으로 건설된 광안대교의 통행요금은 ▷소형 1000원(출퇴근시간대 800원) ▷대형 1500원(〃1200원)이다.

　여기에 지난 19일 광안대교 통행요금 50% 감면 조례안이 부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30일 본회의 의결만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출퇴근시간대(오전 7~9시·오후 6~8시)에는 모든 차량에 대해 통행요금이 50% 감면돼 ▷소형 500원 ▷대형 800원으로 낮아진다. 을숙도대교와 비교하면 3~4배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을숙도대교의 통행요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세현 위원장은 "같은 부산 시민인데 동부산 주민은 낮은 요금으로 유료도로를 이용하고 서부산 주민은 3,4배의 비싼 통행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서부산 홀대"라며 "시에서 이같은 동서 간의 유료도로 통행료 불균형을 해소하깅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시에서 민자도로인 을숙도대교을 매입해 재정사업으로 추진한 광안대교와 비슷한 수준의 통행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롯데건설이 착공한 을숙도대교는 3596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됐으며, 현재는 을숙도대교(주)가 운영을 맡고 있다. 시는 출퇴근시간대 통행요금 할인분과 요금 미인상분 등을 매년 보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이 같은 명목으로 39억 원을 을숙도대교(주)에 보전했다.

　시는 을숙도대쇼 통행료 요금 인하 주장에 공감하면서 현실적으로 매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의 열악한 재정 때문에 민자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동서부산 간의 형평성 문제를 고민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재 민간사업자로부터 유료도로를 매입하기에는 재정은 물론 여러가지 제약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가 도로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운영자 측의 과실이 있어야 '공익 처분'이 가능하다. 또 건설비 외에 장래에 발생한 이익금과 일종의 권리금까지 계산하면 비용은 만만치 않다. 결국 국비 지원없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 민자사업으로 추진한 부산항대교와 수정산터널 등 다른 유료도로의 매입 문제도 바생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강세현 위원장은 "시가 을숙도대교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전향적으로 국비 확보를 위해 나서야 한다. 시의 선제적인 노력이 있으면 민주당도 국비 확보를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