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커드-C급 1발 이상 발사
- 취임 후 벌써 세 번째 도발
- 정부 "관계회복 시도 계속"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이후 제재 일변도인 대북정책의 전환을 모색해 왔다. 최근에는 대북 민간지원을 허용하고 경제교류를 전면 금지한 5·24조치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를 했다. 과거 보수정권이 추진한 대북제재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북한 김정은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은 29일 스커드-C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1발 이상 발사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미사일 도발은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

북한의 연쇄 도발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미사일 성능 개량, 앞으로 대화 국면 때 협상력 제고 등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3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요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는 데 공감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정부는 이날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은 일체의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이미 밝혔듯 단호하게 대응하지만, 이 때문에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민간교류는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정부 기조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그만큼 대북정책 전환 동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를 지속할 것임을 공언했다. 이날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무기로 분류된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도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것은 앞으로 있을 핵·미사일 협상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수정당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대북 정책을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운신의 폭도 줄어드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가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민간 차원의 지원 허용, 5·24조치 해제 검토 등 대북 유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화를 통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다는 꿈같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