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병역
- 탄원서 할리우드액션 주장에
- "뇌수술로 재신검 포기" 해명
# 아내그림
- 합법적 로비 강매의혹 제기에
- "앞으로 전시회 안 열겠다"
# 정책현안
- 법인세 인상 마지막 수단
- 제2국무회의 정례화엔 반대
9년 만에 공수가 바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4일 처음으로 국회에서 격돌했다. 한국당은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아들 병역·부인의 그림 강매 의혹 등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누추한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던 이 후보자는 야권의 공세에 조목조목 반박하면서도 자세를 낮췄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위장 전입 등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고,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 이후 한국당의 여권에 대한 강공 기류도 강해지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초기 형성된 협치 분위기 균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한국당 파상 공세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2001년 현역 입대 판정 이후 어깨 탈구로 면제받은 과정을 거론하면서 "지금 아프지만 다 낫고 가겠다고 입영 연기를 신청해야 하는데 병역처분변경서를 낸 것을 보면 입대 의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자가 당시 국회의원 이낙연, 즉 집권당 대변인 이름으로 탄원서를 냈다. 후보자의 탄원서 제출이 진정성 없는 '할리우드 액션'이 아니냐는 병무청 관계자, 의사의 제보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어깨 탈골은 상습적 (현역) 기피 사유로 악용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병역 면제 판정을 2002년 받은 뒤 치료를 위해 노력했고, 이듬해에는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을 했기에 재신검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한나라당) 병역 비리를 공격하는 입장이었는데 흠이 있었다면 한나라당에서 저를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미술 교사였던 부인의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실제로 살았느냐"고 묻자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위장 전입이 맞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 의원이 "강남 교육청 소속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 전입했다"고 거듭 추궁하자 "네. 그러나 (배정을) 포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제가 왜 좀 더 간섭하지 못했던가 하는 후회도 되고 아주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다. 몹시 처참하다"고 털어놨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그림은 합법적 로비에 쓰이고 탈세의 온상"이라며 화가인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 강매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앞으로 공직에 있는 동안 어떠한 전시회도 하지 않기로 아내와 약속했다"고 밝혔다. 부인의 개인전에 '국회의원 이낙연'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내고 화환 대신 쌀 3.5t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선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구매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구매자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다"고 거부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국회와 지방정부를 아는 분이 총리에 지명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한 선택"이라고 이 후보자를 방어했다.
■ "법인세 인상은 최후 수단"
이 후보자는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분명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법인세 증세는 현 단계에서 생각하지 않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했던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서도 "지금도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규제프리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제2 국무회의 정례화' 공약에 대해서는 "가칭 중앙·지방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특별법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제2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