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권 가진 최 위원장으로 결집
- 시장후보 박재호·오거돈 등 거론

- 한국당 9월 새 시당위원장 선출
- 다선 의원들 시장 도전장 낼 듯

5·9대선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내년 6월 부산시장과 구청장, 지방의원(시·구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지역정치권은 곧바로 지방선거 모드에 들어갈 조짐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전면에 누가 주도권을 잡고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인호 시당위원장에게 포스트 대선 주도권이 쏠릴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이번 대선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용광로 선대위'를 이끌며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크게 기여를 한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해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따라 시당위원장이 시장을 제외한 지방선거의 공천 전권을 갖도록 규정하면서 시당위원장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당원들과 영입 인사들은 최 위원장 앞으로 결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인호 원톱' 시스템이 가동되는 셈이다.

다만 시장 후보군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변동은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서병수 부산시장 등 한국당의 시장 후보군에 비해서는 중량감이 떨어지는 시장 후보군을 전략적으로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민주당 측 시장 후보군은 최 위원장과 박재호 의원, 아직 입당 절차를 밟지 않은 '영입파' 오거돈 전 동명대 총장,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대선 이후에도 최 위원장의 현재 지도력과 영향력이 지방선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당 부산시당은 지역 국회의원 18석 가운데 10석을 갖고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바른정당 탈당 등을 거치며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이 이뤄지면서 다시 탄력을 받은 상황이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치권은 오는 9월 선출되는 새 시당위원장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재선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는데 이에 해당되는 의원은 김도읍, 장제원, 배덕광 의원 3명이다. 배 의원은 현재 엘시티 비위 혐위로 구속된 상태고, 장 의원은 바른정당 입당과 한국당 복당 등을 거치면선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새 시당위원장을 맡아 당협위원장 정비와 지방선거 공천 등 포스트 대선 정국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를 저울질하는 다선 의원들이 시당위원장에 도전장을 내고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당 내에서는 김정훈(4선), 유기준(4선), 조경태(4선), 이진복(3선) 의원 등이 시장 선거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시당 관계자는 "선수가 높은 의원들은 오랜 의정 활동으로 홍준표 후보와 친분이 많은 데다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흐트러진 조직 정비에 적임자를 자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