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보수층에 인기 없는 文
- 비호감 키워드 : 패권주의

- 우유부단한 이미지 강한 安
- 비호감 키워드 : 부잣집 샌님

- 안티팬 둘째가라면 서러운 洪
- 비호감 키워드 : 불통·막말

비호감. 국어사전의 뜻풀이는 '성격이나 외모가 좋게 여겨지지 않음'이다. 정치인에게 호감과 비호감을 가르는 기준은 외모나 성격의 사전적 의미보다는 그가 살아온 인생 역정이나 정치적 성향, 이를 짐작게 하는 언행이다. 5·9대선을 한 달여 앞둔 대선 주자에게는 정책 대결 못지않게 중요한 게 비호감 극복으로 꼽힌다.
■ "문재인은 무조건 안 돼"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 유권자는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자영업자 이모(62) 씨는 "그냥 싫다. 주변에서도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얘기가 많다. 북한을 우선시하는 종북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중소기업 대표인 김모(59) 씨는 "입만 열면 재벌을 해체하겠다는데, 도대체 실물 경제를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꼽는 이도 많았다. 박경수(41) 씨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 독선적인 것 같다. 제대로 소통이 될지 걱정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가 민주당을 뛰쳐나간 이유가 뭐겠냐"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이와 관련한 문 전 대표의 "마, 고마해" 발언도 비호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직장인 정모(여·29) 씨는 "취업난이 심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이 있다면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냥 덮고 가자는 것처럼 들렸다. 이 부분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꼬집었다.

오거돈 부산 선대위 상임위원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문 전 대표가 밝혔듯이 이념과 세대, 지역을 뛰어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대선 레이스에서 진면목이 드러나면 반문(반문재인) 정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잣집 샌님 안철수"

국민의당 안 전 대표에 관한 비호감의 원인은 정치적으로 '우유부단한 스타일'이 꼽힌다. 시민 장모(39) 씨는 "별명이 괜히 '간철수'이겠느냐. 여기저기 간만 보는 스타일이 싫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에서 밀렸다고 선거일에 미국행을 택한 것도 정말 속 좁아 보인다"고 비난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도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부터 결단력이 없어 보인다. 지금도 사실상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얼굴마담 아니냐"고 주장했다.

'금수저'도 비호감의 원인이다. 직장인 서모(47) 씨는 "유복한 의사 집안에 태어나 엘리트 코스만 밟으며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서민의 어려움을 이해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공무원 강모(45) 씨는 "부산 출신인데도 모교인 부산고 동문회 등에서 안 전 대표를 밀어주자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 좀 문제가 있는 성격은 아닌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준현 국민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요즘 별명 '강철수'가 웅변하듯 안 전 대표가 과거와는 달리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뜨고 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적극 설명하고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 "홍준표, 막말에 독선적"

유력 주자 중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는 역시 '막말'이 비호감의 주요 원인이다. 홍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 '뇌물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부 권모(41) 씨는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고 곧 인격이다. 저런 분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홍 지사의 모든 게 싫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심모(30) 씨도 "(고 노 전 대통령 관련) 막말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정치인이 사석에서 할 말이 있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말이 따로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경남지사로 재직하면서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갈등 등을 겪은 탓에 독선적인 불통의 이미지도 강하다. 경남 창원시에 사는 주부 문모(37) 씨는 "무상급식 문제에서 홍 지사가 보여준 태도는 소통과 대화가 없는 일방통행식이었다. 고집불통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헌승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말은 거칠지만, 속에는 나름의 메시지가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는 더욱 세련되고 정제된 표현을 구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