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거티브 과열 감정대립 격화
- 문 압승에 안 지지층 이탈 우려
- 안 결과승복·대연정 포용 중요
- 당 분열 악재 대비 '원팀' 강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3일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사실상 민주당 대선 주자로 결정되면서 민주당이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열린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에서 지지 선언을 한 문화예술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애초 민주당은 문 전 대표가 당의 대선 주자로 확정되면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른 안희정 충남지사와 선명한 진보 성향의 유권자를 기반으로 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해 '외연 확장'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까지는 이런 셈법이 빗나갔다. 친노그룹 중심의 이 시장 지지층은 문 전 대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안 지사의 지지층 상당수는 이탈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1, 22일 국제신문 등 전국 7개 신문의 공동 여론조사(리얼미터·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안 지사의 지지층 28.4%만 문 전 대표로 이동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27.6%)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12.7%) 쪽으로 더 많이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 지사의 '역할'이다. 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문 전 대표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 지지층 상당수도 문 전 대표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를 찾아 관람객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지사는 2일 "우리가 가는 이 길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로, 죽어도 사는 길이요 설령 패배한다 해도 승리하는 길"이라며 "열심히 경쟁하고 경쟁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승복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 지사의 중도·보수 성향의 지지층까지 모두 껴안기는 어렵다. 문 전 대표 부산 선대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중도·보수 지지자는 원래 민주당의 표가 아니었다. 표심의 이탈이 아닌 (중도·보수 진영으로의) 회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대연정 등 '우클릭' 정책을 좀 더 포용하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안 지사와 이 시장을 자극하지 않고 '원팀'을 강조하는 등 경선 이후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추미애 대표는 경선 후유증을 우려한 듯 "경쟁은 치열하게 하고 통합은 화끈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 지사가 문 전 대표 측 지지자들 앞을 지나가자 이들은 '안희정'을 연호하고 '우리는 한 팀'이라는 피켓을 흔들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