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가 30일 검찰 출두해 피의자 심문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에 일갈했다.

3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그 해 봄날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만드는 이들 사이에서는 불문율 같은 규칙 있었다. '세월'이란 말이 들어간 노래는 피할 것, '바다' 들어간 노래 역시 피할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그 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있었던 2014년을 말한다.

	(사진 =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이어 손석희는 "사람들 마음은 모두 같았다. 시인 역시 가라앉다라는 단어를 한동안 쓸 수 없었다고 했다"며 한겨레 신문 칼럼을 인용해 "감히 손 내밀 수 없는 단어, 발음할 때마다 손이 저리는 단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석희는 또 "그래서였을까, 오늘 아침 그 침묵 행보를 차라리 다행이라 여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골든 타임 수차례 입에 올렸지만 작년인지 재작년인지조차 기억해내지 못했던 사람,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맞섰던 탄핵된 대통령. 지지자들 향해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 했지만, 그들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 향해서는 사과 아닌 송구로 대신했던 전직 대통령. 또 끊임없이 이어졌던 대리인들의 말의 화살들"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말머리를 돌렸다.

이어 그는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 법원 포토라인에서 기대도 우려도 없었다. 침묵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라며 "내일 새벽 그 배는 마지막 항해를 시작할 것이고, 탄핵된 대통령 구속 여부는 판가름날 것이다. 우리가 다시 퍼올려야 할 말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떠오르다. 되찾다. 만나다.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라며 앵커브리핑을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찌만 기자들 앞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