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 등에 나돌아 파문
- 이재명·안희정 후보 측 반발
- "문 측 대세론 굳히려 흘렸나"

- "투표 결과 집계 한적 없어"
- 당 지도부 긴급 진화 나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현장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각 시·군·구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투표 결과로 보이는 '미확인 자료'가 유출돼 SNS 등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민주당이 경선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현장투표는 민주당 완전국민경선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중에서 현장투표 방식을 선택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5만3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은 18%를 기록했다.

애초 민주당은 호남권 순회투표 발표일인 오는 27일 전국 현장투표 전부를 개표하려 했지만, 향후 순회 투표의 지역 민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자의 이의 제기에 따라 권역별로 별도로 개표해 합산하기로 경선 룰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날 지역별 현장투표 결과로 보이는 각종 자료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민주당의 허술한 경선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전국에서 평균 64%의 지지를 얻었고, 부산에서는 75%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자료가 나돌면서 대세론이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부산지역 16개 구·군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투표 결과, 총투표수 2840표 가운데 문 전 대표가 2131표(75.03%)를 얻었고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 422표(14.86%), 안희정 충남지사 283표(9.96%), 최성 고양시장 1표, 무효 3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는 자료가 떠돌았다. 각 후보 측 관계자들이 개표 참관인으로 투입되면서 정확하지 않은 개표 결과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에서는 "문 전 대표 측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를 흘린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자료 유출로 향후 순회경선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며 '불공정 경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캠프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문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근거 없는 '찌라시'일 뿐이다. 민주당 경선 잔치를 훼손하려는 음모일 수도 있다. 당의 경선은 흔들림 없이 공정하게 완주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긴급 선관위 회의를 소집해 "확인되지 않는 자료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으며, 사실 여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 허위 사실일 경우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중앙당 선관위는 이미 현장투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수치를 집계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출된 자료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참관인들이 개표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다소 차이는 있을지라도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예고된 참사"라며 민주당의 경선 관리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가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민주당의 경선 관리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호남권 현장투표 결과가 공개되면 진위는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출된 자료가 사실이라면 '불공정 경선' 논란이 불거지고, 사실이 아니라면 '음모론'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민주당은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