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역별 순회때 발표하려했으나
- 캠프 참관 인사가 공개한 듯
- 이·안 측 "경선 원칙 훼손
- 문측 대세론 굳히려 흘렸나"

- 전국 250개 투표소서 진행
- 5만여 명 참여, 투표율 18%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투표 결과가 유출돼 SNS 등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앞으로 순회경선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현장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각 시·군·구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이날 현장 투표는 민주당 완전국민경선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중에서 현장투표 방식을 선택한 유권자 29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5만2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투표율은 18.05%를 기록했다.

애초 민주당은 호남권 순회투표 발표일인 27일에 전국 현장투표 전부를 개표하려 했지만, 향후 순회 투표의 지역 민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자의 이의 제기에 따라 권역별로 별도로 개표해 합산하기로 경선 룰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날 지역별 현장투표 결과가 유출되면서 민주당의 경선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전국에서 평균 64%의 지지를 얻었고, 부산에서는 75%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국 평균 19%로 2위에 오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17%로 3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경선 관리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안 지사 측 부산지역 관계자는 "공당에서 경선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문제다. 압승을 거둔 문 전 대표 측이 결과를 흘린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순회경선 결과 역시 왜곡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각 후보 측 관계자가 개표 참관인으로 투입되면서 개표 결과가 외부로 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상됐던 일이다. 권역별 순회경선일에 대의원 현장투표를 합산해 발표하기로 한 것이지, 이날 현장투표 결과가 공개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지역 16개 구·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투표 결과 전국 평균보다 높은 압승을 거뒀다. 총투표수 2840표 가운데 문 전 대표가 2131표(75.03%)를 얻었고 이어 이 시장 422표(14.86%), 안 지사 283표(9.96%), 최성 고양시장 1표, 무효 3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부산지역 현장투표에는 일반 국민 5500명, 권리당원 5100명 등이 신청했다.

2840명이라는 투표수는 전국 선거인단 164만3000명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부산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엿볼 수 있고, 이런 추세라면 결선 투표의 리스크도 제거됐다는 점에서 문 전 대표 선거 캠프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문 전 대표의 강력한 경쟁자인 안 지사는 이 시장에도 밀리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 시장은 '손가락 혁명군'을 동원해 선전한 반면 안 지사는 아직 대선을 치를 만한 조직과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결과"라면서 "이번 현장투표 결과가 순회경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