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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장미대선'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지지율 수치는 판세 읽는 보조수단일 뿐…맹신 말아야

  •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7-03-17 22:38:5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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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1000명 대상 국내 선거조사
- 표본 '대표성 부족' 문제로 꼽혀
- 지지율 차이 크지 않은 후보 간
- 오차범위 적용 땐 순위바뀔 수도

- 조사 주체가 지지성향과 다를 땐
- 무응답 또는 거짓 답변 많아
- 노출 꺼리는 '샤이 지지'도 변수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지지율 등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쏠림, 편승 경향이 심한 우리나라 정치문화의 특성상 여론조사가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기 어렵고 흥미만 자극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선 후보도 여론조사 참여자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반대로 대답하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여론조사의 오남용이 자칫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론의 흐름을 읽을 방법으로 아직 여론조사는 유효한 수단이다. 국민이 '여론조사 제대로 읽는 법'을 익히는 게 중요한 이유다.

■ 표본·조사시기 따라 판이

여론조사 무용론의 대표적인 근거는 '표본 추출'의 부정확성이다. 통계 조사 정확성의 관건은 모집단을 대표할 표본을 제대로 추출했느냐 여부인데, 대략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의 선거 여론조사 표본은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기사 뒤에 형식적으로 붙는 '오차범위'도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요인 중 하나다. 한 후보자의 지지율이 20%라고 할 경우 '오차범위가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는 100번의 여론조사 중 95번은 해당 후보자의 지지율이 17∼23%로 나온다는 의미다.

17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시 표본은 전국 유권자 1004명이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3%의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면서 정확성 논란이 일 소지는 없다. 하지만 10%로 지지율 3위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8%로 4위를 기록한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만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적용하면, 안 전 대표는 100번의 여론조사 중 95번은 6.9~13.1%라는 의미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 시장과 지지율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여론은 조사 주체가 누구이고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응답자가 조사 주체(언론사)가 누구인지 듣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조사 주체가 아니라면 전화를 그냥 끊어버리거나 성실하게 답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른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샤이(shy) 트럼프' 현상이다. 실제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그의 거친 언변과 도덕성 논란 탓에 외부적으로는 지지를 감췄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 측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는 '샤이 보수'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는 근거다.

■ 선거 흐름·추세를 따져야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에 대해 '예측이 맞느냐, 안 맞느냐'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선거의 흐름과 추세를 읽는 보조적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특정 후보가 지지율 20%를 넘으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이 생겼다고 판단한다. 40%가 되면 이른바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해석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각각 2007년, 2012년 대선 당시 40%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결국, 승리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지지율 40%를 달성하느냐의 여부나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0% 벽을 넘느냐 하는 게 화제가 되는 이유다.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네이버나 구글 트렌드 분석 시스템처럼 또 다른 여론 해석의 도구와 함께 사용하거나 민심을 읽는 해석용 기사에 녹여내는 것도 여론조사 무용론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광운대 정일권(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대선 여론조사 보도의 새로운 방향 제시' 세미나에서 여론조사를 활용해 시민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활발하게 토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단순한 지지율 나열과 당락 예측 중심의 여론조사 기사에서 벗어나 지지율 변화를 보인 후보자의 공약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숫자의 의미

·95 %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으로 쓰임. 100번 조사할 경우 95번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

·±3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의 표현으로 쓰임.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10%라면 100번 여론조사 중 95번은 지지율이 7~13%라는 뜻

·20 % - 대선에서 특정 후보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보는 최소 지지율

·40 % - 특정 후보에 대해 이른바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해석되는 지지율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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