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 엿새째인 6일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매년 3, 4월 한미 연합훈련 시기에 북한이 이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여온 것을 고려하면 이번 미사일 발사도 같은 패턴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이날 오전 7시36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1000㎞ 이상 비행했는데, 군 당국은 미사일 궤적 등을 봤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이나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모든 국가가 안보리 결의 2270, 2321호 등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해 나감과 동시에 미·일·유럽연합 등 우방국들의 강력한 독자 제재를 통해 북한이 감내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지만, 대응 수위에는 온도 차를 보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기존의 사드 배치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거나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야권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이번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남북 대화 촉구, 초당적 협력, 정부의 위기관리 등을 주문했다. 또 범여권이 전술적 핵 배치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한 반면 야권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4발 중 3발이 일본 북쪽 아키타현 오가 반도 서쪽 300~350㎞ 동해 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발사는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북한 미사일 발사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