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우 변호사. 연합뉴스

탄핵심판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장이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평우 변호사가 언급한 탄핵소추장은 국회가 가결한 '탄핵소추의결서'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김평우 변호사는 22일 헌재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이해관계자인 국민에게 탄핵소추장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하는데도 국회가 공표하지 않아 국민들이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가 하도 답답해서 제가 쓴 책의 끝머리에 탄핵소추장 내용을 붙였다"며 "국민들이 이 책을 통해 탄핵소추장 내용을 알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가 탄핵소추사유의 부당성을 감추기 위해 탄핵소추의결서를 고의로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확인결과 김평우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는 국회 의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likms.assembly.go.kr)에 접속하면 얼마든지 파일을 내려 받아 확인할 수 있다.

국회가 대통령에게 탄핵소추의결서를 배부하지 않아 반론할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가 의결된 직후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을 대통령에게 송달했기 때문이다. 김평우 변호사가 탄핵소추안과 탄핵소추의결서를 혼동해 한 발언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탄핵소추안 역시 국회 의사정보시스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주장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아들인 197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판사 출신으로 1980년대 변호사 개업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그는 이달 13일 '탄핵을 탄핵하다'란 책을 내놓고 박 대통령 탄핵을 공개 반대해 주목받았다. 최근 다른 법조 원로 8명을 주도해 탄핵의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 삼는 광고를 조간신문에 싣기도 했다.

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