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출석까지도 적극 검토
- 최종 선고 앞서 여론전도 추진

박근혜 대통령 측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다음 달 초로 연기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또 헌재가 직권으로 증인 채택을 취소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 측이 마지막까지 탄핵심판 지연전을 펼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은 지난 18일 헌재에 최종 변론일을 3월 2일 또는 3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대통령 측은 빠듯한 증인신문 일정 등으로 오는 24일로 지정된 최종 변론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변론일이 3월 초순으로 늦춰지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인 다음 달 13일 이전에 선고하기가 어려워진다. 다만, 헌재 역시 통상의 경우보다 평의에 가능한 한 속도를 낼 여지도 있다. 헌재는 지난 16일 최종 변론기일을 정한 직후 '며칠 더 여유를 달라'는 박 대통령 측의 요청에 "바로 번복하기는 어렵고, 양측 대리인이 밝힌 사정을 준비사항에 적어주면 재판부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최종 변론기일이 예정일보다 며칠 더 늦춰질 가능성 역시 있다.

또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직접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 진술'만 하고 국회나 헌법재판관들의 질문을 받지 않아도 되는지를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은 '세월호 7시간' 등에 관해 질문 공세가 쏟아지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헌재가 3월 초 최종 선고로 속도를 내자, 불리한 질문만 피할 수 있다면 박 대통령이 최후 진술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 측이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한 것도 '시간 끌기'와 '여론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 측은 고 씨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부적절한 관계였다가 사이가 틀어지면서 각종 의혹 폭로를 기획하고 내용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는 20일 15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이전에 박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여론전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년 기자간담회,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의 인터뷰 등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