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정규재 TV' 방송 캡처)

16일 오후 6시 20분경 유튜브 채널 '정규재 TV'에서 정규재 주필은 작년 1월 24일과 7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김수현 전 대표와 류상영 전 부장이 통화한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다.

먼저 공개된 영상은 1월 통화 내용이다. 이 통화에서 류 전 부장은 김 전 대표에게 "우리 세력을 꽂아야 된다"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나갈 사람'으로 규정한 뒤 "거기 남을 사람은 딱 하나야. 담당 직원들. 그 네트워크 형성하면서 우리는 재단에 있는 돈이 빨리 우리한테 들어와가지고. 반부패 팀에 있는 부장 검사 바로 밑에 사람을 꽂고 '무조건 스포츠계를 이번 정권 끝나기 전에 대대적으로 수사를 다 해라. 정말 비리있는 기업들은 다 솎아내고'라 지시를 하는 것"이라며 구상을 밝혔다.

이어 류 전 부장은 "700억을 곶감 꾀어먹고 내년에 내가 판 깬 걸로 수사 한 번 해서 마무리하면 이 판도 오래 간다"며 "우리는 권력이 있다. 그 권력을 이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류 전 부장과 생각을 달리 했다. 김 전 대표는 "형(류 전 부장)이 원하는 사람을 거기(가이드 러너 전문학교 관련 사업)다 넣어 놓고 학교나 이런 걸 만들어 놓으면, 그 담에 그거는 소장(최순실)이 없어져도 저희 거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들자고 하는 얘기"라며 "소장은 이미 지는 해고, 박근혜 대통령도 끝났다고 본다. 근데 걔(박근혜 대통령)한테 받을 게 뭐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제가 볼 땐 없다. 소장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한테 받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김 전 대표는 "그거(박근혜 대통령을) 죽이는 걸로 해서 딴 쪽(비박계)하고 얘기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라며 발언을 정리한 뒤 "지금 '친박이 힘 빠지고' 라는 기사는 형(류 전 부장)도 많이 보지 않았냐"며 "이게 만약 국정 운영에 민간인이 관여해 문체부를 엮어 정황상으로 드러난다고 하면 국정감사를 하든 청문회를 하든 할 것이다. 최순실을 부르든 뭐든 할 거고, 그러면 친박에 있던 사람들이 버틸 수 있다고 생각 안 한다. 와해된다고 본다"며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분열 계획을 류 전 부장에게 전했다.

이들이 7월 4일 나눈 대화는 좀 더 구체적이었다. 먼저 류 전 부장은 당시 새누리당 상황을 "친박, 비박, MB계들 다 각자 지분을 갖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 뒤 '이 모'씨가 "친박연대가 아닌 비박연대 쪽 새로운 사람한테 줄을 대서 이거(최순실 국정농단)를 친박 세력 죽이는 용도로 쓰고. 거기서 정권이 이양이 되면 거기서 자리를 받으려고 하는 거 아닐까?"라며 추측을 내놓았다. 정 주필은 이 대목에 나온 '이 모'씨를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박근혜는 레임덕이 와가지고 죽을 텐데. 여기다 기름을 확 붙는 게 자기가 알고 있는 (고)영태 형이나 장관(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차(은택) 감독이나 이런 걸로 부어가지고 완전히 친박연대를 죽여가지고 힘을 죽여버리면 다음 대권주자는 비박이 될 거 아니냐. 거기서 이제 자리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견해를 보탰다.

정 주필은 영상과 함께 해석을 내놓으며 "대통령을 걔라고 부르면서 최순실 제거 계획을 세우고 박근혜 한테 받을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얘들 입에서 깨끗하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더 나올 게 없다. 아무 것도 안 나왔다. 그래서 최순실이 서울에 잡혀 들어오면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이야기했는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주필은 최순실과 정윤회가 국정개입을 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하며 "최순실이 고영태 끌어들여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사이 사업을 까먹기 위해서 블러핑(bluffing)한 거다. 그럴 듯하게 속인 것이다. 자기가 마치 박근혜를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비박이 실제로 끌려들어갔을까에 대해서는 저도 의심하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함몰되어 들어갔다. 언론들도 얘들(고영태, 류상영, 김수현)이 던져주는 걸 하나씩 하나씩 먹으면서 확성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정 주필이 언급한 블러핑이란 자신의 패가 상대방보다 좋지 않을 때, 상대를 기권하게 할 목적으로 거짓으로 강한 베팅이나 레이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신동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