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K, 개헌 권력구조 개편 관련
- 분권형 대통령제 가장 선호

- 개헌 필요한 이유 최다는
- '국가 체계의 변화' 35.7%
- '국정실패' '현 대통령제 폐해'
- 두 항목 합치면 58% 달해

부산 울산 경남(PK)지역 주민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높은 공감대를 이뤘지만, 개헌 시기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2일 부울경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개헌을 할 경우 권력구조 개편 방향으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40.1%)를 가장 많이 지지했다. 이어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이원집정부제(18.4%), 의원내각제(17.4%), 모름·무응답(2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울산은 4년 중임제에 찬성하는 의견이 각각 42.9%와 42.3%로 PK 평균(40.1%)보다 높았지만, 경남은 36.3%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는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의견이 각각 42.7%와 49.6%로 높았는데, 30대(36.6%)와 60대 이상(32.3%)은 찬성 의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개헌 시기는 차기 대선 이전(42.6%)과 내년 6월 지방선거(42.1%)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대선 주자들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대선 전 개헌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경남은 차기 대선 이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44.4%로 높았으나, 울산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48.0%로 많았다.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79.9%)이 개헌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2%는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고, 모름·무응답은 7.9%였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변화된 환경에 맞는 국가 체계의 변화(35.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 등 개헌이 현재 다변화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복된 국정 실패(35.2%)'와 맥을 같이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극복(22.5%)'이 개헌의 필요성으로 제시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 구조로 말미암아 역대 대통령이 구속되거나 친·인척 비리로 임기 말에 레임덕에 빠졌다는 점이 개헌의 필요성 여론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청와대 게이트'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의 방아쇠를 당기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울산(83%)이 부산(79.4%)과 경남(79.4%)보다 개헌 필요성 여론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와 중도, 진보가 비슷한 비율로 개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자는 '현행 헌법의 문제가 아닌 운영의 문제(42.0%)' '헌법을 고친다고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36.3%)' '헌법 개정이 아닌 법률 개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15.6%)'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 어떻게 조사했나

- 부울경 성인 1006명 유·무선 전화면접

이번 조사는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2일(매일 오전 10시~밤 10시) 사흘간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6명(통계보정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CATI(Computer Aided Telephone Interview) 방식과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로 진행했다.

유선전화 면접이 81%, 무선전화 면접은 19%다. 응답률은 11.1%(유선전화 13.5%·무선전화 6.4%)였다.

전체 표본 중 남성이 497명(49.7%), 여성은 503명(50.3%)이며, 지역별로는 부산 444명(44.4%), 경남 413명(41.3%), 울산 143명(14.3%)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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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