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회장 특사 소식 미리 알려
- 롯데 70억 반환 대통령관여 증언
- 최순실 "돈 받은 증거 있나" 고성
- 검찰조서 내보이자 "강압 수사"
- "대통령 도우려…" 靑 출입은 시인
1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와의 면담 이후 기업별로 30억 원의 출연금을 모금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기업들의 사면 요청이 있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최태원 회장의 특사 소식을 SK에 미리 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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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 실세' 최순실(왼쪽 세 번째) 씨가 16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안 전 수석은 이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대통령이 현대차와 CJ를 거론하며 30억 원을 얘기하고 다른 업체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발언했는데 맞느냐"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출연금 액수를 지정해 모금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인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안 전 수석은 K스포츠 재단의 롯데 측에 대한 70억 원 반환 과정에 박 대통령의 관여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 챙겨보고 박 대통령에게 롯데의 지원 중단을 건의했는데, 나중에 (박 대통령이) '중단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이에 롯데의 지원 중단을 정현식 K스포츠 재단 사무총장에게 말했더니 이미 입금이 된 상태여서, 반환하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 씨는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증거가 있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최 씨는 대부분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편성에 개입한 의혹 관련 질문에 "그게 증거가 있느냐"고 되물었으며,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문체부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게 아니냐고 묻는 말에는 "어떤 이권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반박했다. 또 "어떤 이득이나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모순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정 농단 관련 질문에 "박 대통령에게 국정 관련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도 "상의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운영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정동춘 2대 이사장을 자신이 추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청와대에 출입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출입한 적이 있다. 대통령의 개인적 일을 도와드리려고 들어갔다"고 답변했으나 개인적인 일이 어떤 것인지, 박 대통령 의상비를 어떻게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국회 측이 최 씨의 검찰 신문조서를 내보이며 압박하자 조서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의 통화 내용 녹취록에 대해선 "(일정) 부분만 따서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녹취록의 증거력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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