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역대 유엔 사무총장들의 퇴임 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는 대통령 등 자국 정부 직책을 멀리했다. 직책을 맡아도 퇴임 후 4, 5년 후에나 일이었다.

반 전 총장 이전의 유엔 사무총장은 모두 7명.

	사진=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입국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리그브 할브단 리(노르웨이·1946∼1952)가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데 이어 다그 함마르셸드(스웨덴·1953∼1961), 우 탄트(미얀마·1961∼1971), 쿠르트 발트하임(오스트리아·1972∼1981),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페루·1982∼1991),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이집트·1992∼1996), 코피 아난(가나·1997∼2006) 등이 유엔 사무총장을 맡았다.

임기 중에 사망한 2대 함마르셸드를 제외한 6명 중 3명은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4, 5년 뒤부터 자국 정부에서 일했다.

이 가운데 4대 쿠르트 발트하임은 퇴임 4년 후인 1986년 오스트리아 대선에 출마, 당선돼 1986∼1992년 대통령직을 맡았다.

5대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도 퇴임 4년 후인 1995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2000, 2001년 총리 겸 외무장관을 맡았고 이후 프랑스 주재 대사 등을 지냈다.

초대 사무총장인 트리그브 할브단 리는 퇴임 후 오슬로 주지사와 산업부장관, 무역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정부 직책을 맡지 않은 사무총장은 3명이다.

연임해 총 10년간 유엔을 이끈 3대 우 탄트는 퇴임 후 애들레이 스티븐슨 국제문제 연구소에서 선임 연구원을 맡으며 집필과 국제개발 홍보에 전념했다.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는 1996년 퇴임 후 불어권 국가들의 기구인 프랑코포니의 사무총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유엔 싱크탱크 사우스센터 이사회 의장, 이집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비정부기구에서 활동했다.

직전 사무총장인 코피 아난의 경우 퇴임 후 가나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07년 비영리기구 코피 아난 재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2012년 유엔·아랍리그의 공동 특사로 시리아에 파견돼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힘쓰기도 했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