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결론 땐 이달 선거법 개정

올해 대통령 선거 때 '고3 투표권 부여'가 개혁보수신당(가칭)의 손에 달렸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선거연령 만 18세 낮추기를 당론으로 추진키로 한 가운데 신당 내부에서는 찬반이 팽팽하다. 올해 만 18세로 고3이 되는 1999년생은 대략 61만 명이다. 올해 대선부터 투표 연령이 조정되면 '고3 표심'이 대선 승패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연령의 18세 인하는 각 당의 유불리에 따라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와 참정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관철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이 18세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야 3당은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작업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야 3당이 선거연령 낮추기 방침에 공조를 이루고 있지만 고3의 투표 참여 길이 열리게 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99석)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쟁점 법안 단독 처리를 위해서는 200석 이상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때처럼 야 3당(165석)

과 무소속(6석)이 모두 찬성하더라도 신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

신당에서는 고3 투표권 부여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신당은 이날 사실상 첫 당론으로 선거연령 18세 낮추기를 결정했지만, 당내 일부 의원이 반대하면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30명 중 14명만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데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물론 신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선거연령을 낮추는 게 야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국회 탄핵안 통과를 이끌어 낸 '1000만 촛불 집회'에도 고교생 참가자가 상당수였다. 특히 올해 대선 때부터 적용되면 61만 명의 고3 표심이 당락을 가를 수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이회창 후보 간 표차는 57만980표였고, 1997년 대선 때 김대중·이회창 후보 간 표차는 39만557표에 불과했다. 박정희·윤보선 후보가 맞붙은 5대 대선에선 15만6026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