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 등 핵심친박은 칩거 행보
- 범친박 계파색 지우기 주력 예상

새누리당 부산 울산 경남(PK)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포스트 탄핵' 행보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지역 비박계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역할 확대에 나서는 반면 친박계는 당분간 지역 활동에 매진하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모두 일단 새누리당 내 '동거'를 택하겠지만, '집단 탈당'이 현실화하면 여기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된 데는 부산 비박계 3인방인 김세연(금정) 장제원(사상)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비박계가 주도해온 비상시국회의에 처음부터 참가하면서 일관되게 탄핵을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전에도 탄핵안 투표 오기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찬성투표를 독려했다. 이들 3명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 바람이 몰아칠 새누리당 리모델링이나 해체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 확실하다. 특히 김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면 비대위원에 발탁될 수도 있다. 장, 하 의원은 차기 시당위원장직을 놓고 격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시국회의 실무위원장인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거국내각 구성 뒤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김 의원은 지난 4·13총선 직후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낙선한 경험이 있다.

PK 범친박계나 중립 성향 의원들도 일단 '탄핵 후폭풍'을 피하는 데 집중할 태세다. 이날 표결 결과 이들 상당수도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배덕광(해운대을) 의원은 지역 주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탄핵 찬반 의견을 묻기도 했다. 탄핵에 찬성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들은 친박 활동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데 대한 역풍을 우려해 당분간 계파 활동과는 거리를 두면서 '친박 색채 지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친박으로 분류되는 유기준(서동) 이헌승(부산진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강석진(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 등은 당분간 '칩거' 행보를 유지한 뒤 내년 1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에 맞춰 역할 찾기에 나설 확률이 높다. 계파와 관계없이 친박 지도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도읍(북·강서을)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은 차기 지도부 구성 전까지 활동한 뒤 '지역 다지기'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