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결서가 청와대로 전달되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국무총리에 넘겼다. 다만,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길게는 6개월간 대통령이라는 신분만 유지한 채 관저에서 칩거 생활을 하게 됐다.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은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 ▷법률안 거부권 ▷국민투표 부의권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개정안 공포권 ▷예산안 제출권 ▷외교사절 접수권 ▷행정입법권 ▷공무원 임면권 ▷헌법기관의 임명권 등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되는 까닭에 청와대 관저 생활 보장이나 경호 등 예우는 계속 받을 수 있다. 월급도 지급되지만 업무추진비는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비서실은 그대로 유지되나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은 주요 현안의 경우에는 비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탄핵을 받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04년 3월 12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5월 14일 헌재의 기각 결정까지 2개월간 관저에서 칩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신문과 책을 읽고 주말마다 가족과 산행을 하며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정치적 발언은 자제했다.

박 대통령도 관저에서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면서 헌재의 탄핵 심판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최종 선고하면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퇴임한다면 연금, 비서관·운전기사 지원, 무료 진료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있지만 탄핵으로 물러나면 경호 외 다른 혜택은 박탈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