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중립 성향과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탄핵에 반대해 달라고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용우 기자

친박계가 탄핵 가결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탄핵 반대표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될 경우 정치적으로 '폐족'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친박계는 탄핵안 가결 선인 200석을 겨우 넘기는 선에서 '선방'하면 당내 주도권을 유지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걸고 있다. 친박계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당내 중립 성향 의원과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초선 의원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반대 표를 던져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의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이런 식으로 탄핵이 이뤄지면 여당의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여러 의원과 통화하면서 탄핵안 처리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당 대표는 아예 공개적으로 탄핵 부결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은 물론 야권의 반(反) 문재인 세력에 대해 탄핵 반대를 요구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사인(私人)으로 돌아간 뒤에도 검찰 조사를 받거나 최악의 경우 구속되는 사태까지 맞을 수 있으므로 탄핵을 통한 대통령 망신주기는 사실상 '이중처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 탄핵안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대통령이 탄핵이 아닌 자진해서 사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친박계에 '마지막 의리'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탄핵 찬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한 반응으로 보인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