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행명령 11명 중 장시호만 응해
- 강제구인 장치 필요성 대두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 의혹의 '몸통'인 최순실 씨는 없었다. 이날 국조특위는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를 밝힌 최 씨를 비롯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증인 11명에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최 씨의 출석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 일각에서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최 씨가 출석할 때까지 추가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마스크 벗으세요" 혼쭐 난 장시호- 7일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장에 출석한 장시호 씨가 "마스크를 벗으세요"라는 김성태 위원장의 제지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특위 위원들의 질문을 듣는 장 씨. 이용우 기자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 증인 27명 중 최 씨를 비롯한 14명이 출석하지 않자, 최 씨 등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국회 경위를 동원해 집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11명 중 최 씨의 언니 순득 씨의 딸인 장시호 씨만 청문회장에 나왔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 일가가 얽히고설키면서 국정을 농단하게 된 전모를 제대로 밝힐 기회조차 잃고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조특위는 최 씨를 증인으로 불러 박 대통령과 최태민 씨와의 관계, 최 씨 일가의 부정축재와 국정 농단 과정을 규명하려는 청문회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타격을 입었다.

최 씨의 국정 농단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받는 우 전 민정수석과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회장 등 주요 증인도 동행명령을 거부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출석하지 않았다. 관련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국정조사에 불출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동행명령장을 거부하면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만 추가해서라도 청문회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관련법 개정 의사를 밝혔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