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박계 "국민 목소리 전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등과 연쇄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대통령께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들, 비주류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비박(비박근혜)계 주요 인사를 만나는 한편 초·재선, 중진 의원 등과의 면담도 고려 중이다.

청와대는 지난 1일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내년 4월 퇴진·6월 조기 대선'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퇴진에 관해서는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점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여야 합의를 조속히 이끌어내도록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비주류와의 만남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퇴진' 당론을 존중한다는 뜻을 전달해 야권과의 탄핵 공조에서 확실히 돌아서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며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통령을 한 번 만나는 게 어떻냐'고 해, 우리의 진솔한 마음과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드리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간을 끌면서 국면 전환을 유도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의 속내가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개헌 추진을 물밑에서 당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