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진 천명' 시한 제시하며
- 정치권 협상 촉구 나서
- 與 당론 수용으로 선회 뒤
- 이중적 입장 혼란 부추겨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퇴진 로드맵'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비주류는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7일 오후 6시까지 직접 명확한 퇴진 시점을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비주류 측은 박 대통령이 이 요청을 거부하면 야당이 추진하는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비주류는 또 9일 탄핵안 처리 강행을 선언한 야당에 대해서도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여야 간 합의안 마련을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주류 측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2일 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비상시국회의의 이러한 입장은 여야 간 박 대통령의 퇴진 일정 합의와 대통령의 퇴진 일정 직접 천명을 동시에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촛불민심과 박 대통령 사이에 낀 비주류의 '어정쩡한 처지'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주류가 애초 탄핵에서 주류 측이 마련한 '4월 말 퇴진-6월 말 대선' 당론 수용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애매한 정치적 공간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탄핵의 열쇠를 쥔 비주류가 박 대통령과 야당 사이에서 '이중적 입장'을 취하는 게 탄핵 정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주류 내부에서도 여야 합의안 마련과 대통령의 퇴진 선언 가운데 어느 것을 우선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대통령의 퇴진 선언 불수용 시 탄핵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주류 측인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퇴진 시점 등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여야 협상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면 탄핵 일정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같은 비주류 측인 김성태 의원은 "여야 간 (퇴진)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야당이 당리당략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엿장수 마음대로 탄핵안 표결을 강행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