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시장도 영입논의 소극적
- "현안 처리·소통 위해 선임 시급"

1년 가까이 공석인 부산시의 정무특보 인선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운신의 폭'이 좁아진 탓에 인물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부산시의 한 고위간부는 "최근 서병수 시장이 정무특보 인선에 관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과거만큼 정무특보 인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고 14일 전했다.

정무특보는 시정의 주요 정책 입안 지원과 지역 현안의 종합관리 지원, 정부·국회·언론·시민 등을 상대로 한 대외협력 지원 등 시장의 정무적 역할을 보좌하는 5급 상당 지방별정직으로, 부시장급의 대우를 받는다. 지난해 말 서 시장의 캠프 출신인 전용성 전 정무특보가 골프장 코스관리업체 대표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구속된 이후 정무특보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그동안 정무특보 자리에 서용교 전 새누리당 의원, 박상헌 공간과미디어 연구소장, 시 국제통상자문관을 지낸 이상열 한중청년교류협회장, 김해진 전 특임장관 직무대리 등 많은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최종 인선에는 실패했다.

시 안팎에서는 산적한 현안 처리와 정치권·언론 등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정무특보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까다로워진 국비 확보, 지역 현안 관련 법안 통과 등 중앙정부와 정치권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또 김해공항 확장, 기장군 해수 담수화 문제 해결, 원전 안전성 검증 등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에도 정무적인 보좌 역할이 필요하다.

시의 한 국장급 간부는 "현재 시정이 무리 없이 돌아가고는 있지만 외부의 시각 중에는 막혀 있는 부분도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임기 후반기에 들어선 지금 시장에게 다양한 정무적 의견 등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할 필요성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무특보 인선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뜩이나 인물난에 시달리는 데다 청탁금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정무특보 고유의 역할을 위한 행동반경이 상당 부분 축소돼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 등과 소통하는 게 주요 업무인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청탁' 시비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대외 활동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청와대 게이트'까지 겹쳐 정국이 어수선한 터라 적임자를 찾기도 어렵다. 앞으로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