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86%·조례 발의 25% 급증
- 시민단체에 정성평가 강화 주문

부산시의회가 의정 활동 중 조례 발의나 시정질문 등 분야에서 '양적 팽창'에 주력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시의회의 집계 자료를 보면 7대 전반기 시정질문은 모두 71건으로, 6대 전반기(38건)보다 86.8% 급증했다. 각종 현안과 관련해 자유롭게 발언하는 5분 자유발언은 전반기 214건을 기록해 6대 전반기(212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달리 조례·규칙 발의는 총 158건으로, 6대 전반기 때 126건보다 25.4% 증가했다.

이는 시민단체의 시의회 의정 평가가 계량화된 수치로 발표된 결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조례 발의와 시정질문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문구만 살짝 바꾼 조례 개정안이나 현안에서 벗어난 시정 질문, 현실성이 결여된 5분 자유발언 등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부산시와 시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시정질문은 알맹이 없는 '재탕'이 많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시의 한 간부는 "제대로 된 조례 발의나 시정질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평가를 의식한 '건수 채우기'에 나선 측면이 강하다. 지금 의회의 행태는 다소 도를 넘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의회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의원은 "시민단체의 평가 잣대가 조례 발의 건수나 출석 등 정량적인 측면에 치우치다 보니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시민단체도 전문성을 갖추고 정성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야 의정이 질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현재 의정 활동 평가를 진행하는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미 정량적인 부분 외에도 정성 평가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시의회가 아직 시민단체의 의정 평가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회의록을 토대로 종합평가하는데 4 대 6 정도로 정성 평가 항목이 더 높다. 무의미한 시정질문 등 건수 채우기에 급급한 의원에 대해선 오히려 감점을 준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또 "평가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하므로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 보일 수는 있겠지만,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참여연대 이병구 기획실장도 "상임위별로 책임위원을 두고 전문성 강화에 애쓰고 있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의정 평가 본래의 취지에 맞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