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정부법무공단·IOM이민정책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앞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소위 '북풍'을 일으켰지만 바람이 예전만 못하다. 과거에는 '북풍'이 보수 세력을 결집시켜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냈지만 '지금이 어느 때냐'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새누리당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을 근거로 2007년 노무현 정부의 유엔(UN)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표결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개입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당수 누리꾼들은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um***는 "일부 노인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대다수 별 관심도 없는 것 같다. 항상 나오는 레퍼토리라서 식상한 감도 있다"고 밝혔다.

　bak***는 "대선 때나 써야 할 송민순 카드를 벌써 공개하는 것을 보니 새누리가 급하기는 급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yam***새누리 지지라라고 밝힌 네티즌은 "정권 유지를 위해 써야 할 카드를 최순실을 보호하려고 쓰는 것 아니냐. 현 정권 살려보겠다고 다음 대선을 날려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송민순 사건보다 최순실 사건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 '북풍'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실제 17일 오후 3시 현재 네이버·다움 등 주요포탈 실시산 검색어에는 '최순실'이라는 키워드가 '송민순'이라는 키워드를 앞지르고 있다.

　그동안 여당은 대선을 앞두고 북풍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왔다. 1987년 11월29일 인도양 상공에서 북한의 공작원 김승일, 김현희에게 대한항공 858편이 폭파되면서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가 치열한 대선 경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당시 군사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지만, 북한의 민간기 공격으로 인한 안보 불안으로 결국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1992년 14대 대선 때는 대규모 간첩단이 발견됐다. 그해 10월 6일 국가안전기획부는 중부지역당원 95명을 구속하고 수백여 명을 적발했다. 당시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당시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비서가 관여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권인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당선되는 데 역할을 했다.

　다음 대선부터 북풍은 역풍으로 돌아왔다. 1997년 12월 15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베이징에서 박충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를 만나 북한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풍 몰이'가 조작 사건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되레 역풍을 맞아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경선 당시 장인의 '좌익 논란'이 일자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는 명대사를 남겨 대선에서 승리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