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9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전후로 6차 핵실험 혹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차량과 인력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서맨사 파워(가운데)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국정의 최우선 과제는 북핵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며 "지금이 비상사태라는 인식 하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수석비서관 전원이 휴일인 9일에도 출근한 가운데 외교·안보 라인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내내 북한의 각종 움직임과 국제사회의 동향 등에 관해 수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으로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동 결과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관련 동향을 중점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사실상 탈북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김정은 정권을 압박해왔는데, 11일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도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유엔주재 미국대사로서는 이례적으로 한국을 찾은 서맨사 파워 대사는 이날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와 판문점을 잇달아 방문했다. 파워 대사는 판문점에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을 자극할 수 있어 이를 취소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추가 대북제재 결의를 논의하는 시점에서 파워 대사의 판문점 방문만으로도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