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인 1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국회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데 따른 책임을 지라는 정 원내대표와 "해임안 처리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법적으로 책임을 가리자는 정 의장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 정상화 해법 마련에 실패하면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식 엿새째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벽을 짚은 채 단식농성장인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의장과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한 데 이어 경축연에서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스탠딩 형식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던 중에 정 의장과 눈이 마주친 정 원내대표가 먼저 "많이 드시라"고 '뼈 있는' 인사를 건넸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해임건의안 처리를 전후해서 의장께서 보인 태도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돼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1차적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자신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데 대해 "나는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다.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 법적으로 하자"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 의장은 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 순방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3일 믹타(MIKTA) 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입법부가 법을 만드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인데, 국정감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가 빨리 정상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원내대표들간 의논들을 해 주시라"고 촉구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며 작금의 국회 마비 사태를 거론하는 듯한 짤막한 인사말를 건넸으나 정 의장과는 악수를 하지 않은 채 "국회가 잘 좀 해달라"는 말만 건넸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