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 대표부터 릴레이 단식

- 정 의장도 유감표명 제안 거부

- 돌파구 없이 대치 장기화 우려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대치 정국 3일째를 맞은 28일 여야는 출구 찾기에 나섰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흘째 단식농성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29일부터 국정감사에 참여해 달라고 밝히면서 정국 정상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발언 직후 열린 의총에서 의원들은 이 대표의 '결단'을 따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29일부터 지도부가 '릴레이 단식'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투쟁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여당 내 강경론 최대 변수

여당 내부에서 국감 참여론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 대표가 국감 참여를 당부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은 '전략적 대응'을 강조하며 국감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의원도 "이 대표의 '의장 사퇴 투쟁'은 계속하더라도 다른 의원들은 국감에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를 중심으로 정 의장 사퇴와 야당의 사과 없이 국감 참여와 정국 정상화는 없다는 강경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3당 원내대표가 여야는 물론 정 의장도 수용 가능한 양보와 타협의 방안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대치가 주말 이후까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의장 '유감 표명' 거부

'강 대 강'의 기 싸움을 벌이는 여야 내부에서 정국경색을 풀기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하며 정 의장 사퇴압박을 계속하되, 국감 보이콧을 접는 '투 트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직후에 열린 의총에서 다수의 의원은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현 상황에서 국감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야당은 "한시라도 국감에 돌아오라"고 여당의 국감 보이콧 유지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앞서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사과하고 이 대표가 단식농성을 푸는 방안에 대해 대체적인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의장과 이 대표가 이 조건을 거부했다.

정 의장은 외신기자간담회 뒤 우·박 원내대표가 '유감 표명'을 제안한 데 대해 "(해임안 처리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게 의장의 책임"이라며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어영부영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정 의장이 물러나면 된다"며 정 의장이 사퇴하지 않는 한 단식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