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곤 등 대의원 표심잡기 전력
- 친문계 독식 땐 야권재편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에서 비문(비문재인)계의 도전을 뿌리치고 친문(친문재인)계 당 대표가 선출될지 주목된다. 친문계 당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당내 영향력 확대와 외연 확장 한계라는 '양날의 칼'로 인식돼 향후 대권 경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6일 세 후보는 날 선 공방을 멈추고 대의원 표심을 잡기 위해 일대일 접촉에 집중했다. 이미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국민·당원 여론조사가 전날 마무리돼 대의원의 전대 당일 현장 투표만 남았기 때문이다.

일단 판세는 친문계 추미애 후보가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벌어진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영향력이 확인된 권리당원의 표심이 추 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또 다른 친문계인 김상곤 후보와 비문계 이종걸 후보가 추 후보를 맹추격하며 45%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 대표는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30%, 전화 여론조사 25%(국민 15%, 일반당원 10%)를 반영해 선출한다. 전대 당일 연설의 호소력에 따라 표심이 출렁일 수도 있다고 보고 후보들은 연설문 퇴고 작업을 거듭했다.

당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도 친문계가 독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친문계 일색의 당으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의원들이 비주류인 이 후보 쪽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친문계의 지도부 장악이 현실화되면 비주류 진영의 원심력이 커지며 야권 재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 등 야권의 대권 주자들이 친문계에 장악된 더민주가 아닌 '별도의 리그'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더민주 전대에서 비문계 주자가 극적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거나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룬다면 야권 통합론 등 구심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차기 지도부가) 너무 한 계파로 치우치지 않았나. 당을 어떻게 이끌어야 대선에서 승리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친문계에 견제구를 던졌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