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당·정·청 하나돼야"
- 이정현 대표, 통큰 사면 등 건의
- 1시간50분간 진행…25분 독대
- 임기 후반기 국정동력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가 11일 청와대에서 함께한 오찬 회동에서 당·청 간 '신 밀월 시대'를 열었다.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친박(친박근혜)계가 대다수인 당 지도부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고,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친박 지도부의 지원 속에 임기 후반기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와 수직적 당·청 관계로 인한 민심이반이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만 두 차례나 "당·정·청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을 제대로 실천하고, 특히 집권 세력의 일원으로 책무를 다하겠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저희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저희 여당은 우리 대통령이 이끄시는 이 정부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국정 현안에 대해 일사천리로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추경예산안, 규제프리존 특별법, 노동개혁법을 거론하면서 "(국회 통과가) 한시가 급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포함한 국가의 안위, 폭염 속 전기 누진제, 민생문제, 추경과 경제활성화법 등 황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꽉 차 있고, 정기 국회가 다가오기 때문에 이렇게 이른 시일 내에 초청해주신 것으로 받아들인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민생경제 사범에 대한 통 큰 사면, 개각 인사에서 탕평인사와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를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가지 말씀하신 것에 대해 잘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에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서 농수축산물의 경우 규제범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정기국회에서 개정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가 김영란법에서 농수축산물을 선물 금지 품목에서 제외하거나 가격제한 규정을 완화할 경우 정부가 시행령을 수정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정오에 시작된 오찬은 예정시간을 20분 넘긴 오후 1시 50분에 종료됐다. 또 오찬 이후에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25분간 '독대'했다. 두 사람은 독대에서 탕평인사와 특사 등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과 정례회동과 관련해 "정례회동 하고는 양이 안 찬다.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할 것이고, 꼭 만나야 할 사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면담을 신청해서 만나겠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당에서 이 대표와 조원진·이장우·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 정진석 원내대표 및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김재원 정무·김성우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