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기강 문제로 폭 커질수도
- 禹 수석 사태가 개각시기 변수

25일부터 공식 휴가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도 휴가 직후 인사를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휴가 직후에 청와대 참모진 또는 내각 진용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등 정권 초기부터 장수한 부처와 개각 요인이 발생한 부처 등 4~6개 부처의 장관 교체가 거론된다.

최근 정부 공직기강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휴가 기간 정국 구상이 이뤄지리라 믿는다. 정국을 안정시키고 일을 처리하기 위해선 인사쇄신이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매년 휴가 직후 인사를 단행한 것은 하반기 국정 추진력을 찾는 쇄신책의 하나였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대선정국에 들어가면 레임덕이 더욱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병우 민정수석이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하기에 앞서 대상자의 재산, 병역, 비리 여부, 업무 수행 능력 등을 철저히 검증한다. 그런데 인사 검증을 맡아야 할 우 수석 본인이 처가의 부동산 매매 의혹을 비롯한 각종 의혹과 추문에 휩싸인 데다 넥슨 커넥션으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검증도 실패했다. 우 수석이 인사 검증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박 대통령의 '휴가 직후 인사' 법칙이 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 수석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리에서 내려온 뒤에야 개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역대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통해 개각이나 정계개편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하지만 '휴가 직후에 인사를 한다'는 식의 패턴을 매년 보인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3년 차인 2010년 여름휴가 이후 8·8 개각을 통해 국무총리를 비롯한 8명의 국무위원을 교체하고 장관급 2명, 2명의 처장, 청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2011년에는 8·30 부분 개각으로 4개 부처 및 국무총리실장 등 장관급 에 대한 인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4년 차인 2006년 여름휴가 후 4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을 한 바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