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8일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외국인에게도 부정청탁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국립병원 입원순서 변경을 요청하는 것도 부정청탁에 해당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에 김영란법 해설집을 공개하면서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2016년 2월 기준으로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헌법기관, 중앙 부처, 공직 유관단체, 각급 학교, 언론사 등은 모두 3만9965개로 집계됐다.

해설집에 따르면 공립초등학교 원어민 기간제 교사가 교장에게 50만 원 상당의 양주를 주고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탁할 경우 교장뿐 아니라 이 외국인에게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우리나라 공직자 등이 해외에서 외국인으로부터 부정청탁을 받아도 김영란법이 적용된다. 국립대 병원의 입원 대기 순서를 앞당겨 달라고 원무과장에게 부탁해 순서를 앞당기는 것도 부정청탁이 된다. 입원 순서를 변경해 준 국립대 병원 원무과장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김영란법의 적용 범위는 근로 계약형태나 업무를 구분하지 않는다. 공무원뿐 아니라 공직 유관단체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계약 형식이나 업무 내용과 무관하게 법 적용 대상이 된다. 이는 언론사도 마찬가지로, 보도·논평·취재 외에 행정·단순 노무 등의 업무를 해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다.

김영란법은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권익위는 담당자뿐 아니라 결재 선상의 과·국장도 직무수행자라고 해석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김영란법'의 합헌 여부를 이르면 28일 선고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