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지도부 책임규명 한목소리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28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여유' 탓으로 돌리는 상황 인식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안 대표는 지난 30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다가 당한 참담한 일이다. 이미 여러 사람이 똑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며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이에 대해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31일 "여유라곤 느낄 틈 없는 절박함 속에서 누군가 선택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자리'여도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안 대표는 1시간 뒤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앞으로도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 한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모두가 할 일이다.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으로 수정된 글을 다시 올렸다.

한편 여야는 31일 사고가 발생한 구의역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점검하고 책임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의 기저에는 '효율'이라는 미명 아래 이뤄지는 최저가 입찰과 하청·재하청 구조가 있다"며 "원청 업체가 제시한 비용을 맞추려고 노동자의 안전을 내팽개쳐도 되는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외주화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인재"라며 "경찰의 수사를 통해 책임이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