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시의 '뒷북 행정'을 질타하며 선제적인 현장 중심의 행정을 주문했다. 오는 7월 민선 6기 만 2년이라는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내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서 시장은 2일 오전 열린 5월 정례조례에서 "뿌리 깊게 박힌 뒷북 행정의 타성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규슈를 강타한 지진의 영향으로 부산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지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안감에 떤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또 부실한 수요 예측으로 재공사를 한 금정구 회동동 화물차고지, 기장 해수담수화 공급 등을 언급했다.

서 시장은 뒷북 행정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타이밍과 근본적인 해결책, 현장 행정을 꼽았다. 문제가 표출되기 전에 대책을 실기하지 않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기장 해수담수화 문제는 갈등이 사전에 예상됐지만, 시의 초동대처가 적절하지 못해 논란을 키운 점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으로 읽힌다. 서 시장은 같은 맥락에서 "어림짐작에 기반한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은 안하느니 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강구를 주문했다.

현장 중심 행정에 대해서도 서 시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하면서 '더 많이 듣고 넓게 보자'는 것이다. 전날 강서구 가덕 신공항 후보지에 실·국·본부장 등 30여 명을 모두 불러모은 것도 이 같은 현장 행정을 강조하고 현안을 공유하자는 취지였다는 것이 시 내부의 평가다.

서 시장은 최근 정례조례나 간부회의 등에서 기회만 있으면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정례조례에서 "민선 6기를 대표하는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이 망설여진다"는 서 시장의 말 속에도 민선 6기 출범 이후 만 2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시민들의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데 대한 조급함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 시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의식해 직원들 탓만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정의 최종 결정권자인 서 시장이 현재 꼬여 있는 여러 현안에 대한 반성없이 시의 간부들에게만 '뒷북 행정'을 질타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또 서 시장의 거듭된 질타에 대해 시 내부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행정관료가 아닌 정치인 출신 시장으로서 시정의 여러 부분을 혁신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소통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시정은 꼬이기만하고 가시적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다보니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