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당이 가덕신공항 건설 방법으로 '재정＋민자'를 정부에 제시했다. 이는 정부 예산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은 물론 대구의 숙원인 공군 K2비행장 이전을 모두 해결하려는 조치로, 부산과 대구·경북이 '윈-윈'하는 해법이라는 게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설명이다.

새누리당 김정훈(부산 남갑)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때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방안을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 김해공항을 존치하고 가덕도에 신공항을 지으면 활주로가 1본이면 충분해 활주로 2본이 필요한 경남 밀양보다 예산이 절반가량 줄어든다. 특히 가덕신공항 사업비 5조9000억 원(예상) 중 2, 3조 원만 국가 재정을 투입하고 나머지를 민자로 유치하면, 남는 예산으로 대구 K2비행장 이전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정부는 2011년 신공항 평가 당시 활주로 2본을 기준으로 가덕도는 9조8000억 원, 밀양은 10조2600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이번에 '재정＋민자' 가덕신공항이 성사되면 7, 8조 원가량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그동안 가덕신공항 민자 유치를 자신해 왔다.

김 의장은 "이미 신공항은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돼,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입지 선정 용역이 아무리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 할지라도 유치에 실패한 쪽은 승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렇다면 신공항 유치에 사활을 건 부산과 대구·경북이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정부가 신공항을 가덕도에 주고 대구는 달랠 수 있지만, 밀양에 주고 부산을 달랠 대책은 결코 없다"며 "대구는 K2비행장을 옮기고 난 부지를 (수영비행장 이전 후 개발한) 부산의 센텀시티처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공항이 말 그대로 '정치적 사안'이 되면서 용역 결과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20대 총선 당선인들 역시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과 비슷한 취지의 부산-대구·경북 신공항 상생 안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서 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고위 간부 30여 명은 일요일인 다음 달 1일 휴일을 반납하고 가덕도를 합동 방문해 신공항 유치 의지를 다진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