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대선 주도권 선점 달려
- 與 '언급 자제' 변화 불가피
20대 총선을 통해 여야 경쟁 체제로 진입한 부산과 대구 정치권이 신공항 유치를 위한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다. 오는 6월 끝나는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가 차기 대선 주도권 선점은 물론 영남권 출신의 여야 대선 주자의 승패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당선인이 '신공항 전투'에 가세하면서 여야는 물론 야야 지역 대결로도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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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가 마련한 '제20대 총선 후보자 초청 가덕 신공항 건설 서약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선대 위원장) 등이 서약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더민주 부산시당은 18일 시당 산하에 신공항대책기구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무리를 앞둔 신공항 용역이 대구·경북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총선 기간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대통령 선물보따리'를 발언해 신공항 논란을 재촉발시킨 데 이어 대구 야권의 대표주자인 김 당선인도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은 우리 지역의 절박한 현안이다. 앞으로 신공항에 대해서는 가만히 앉아 있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여당의 암묵적인 '신공항 언급 자제령'에도 신공항 국면은 지역 정치 세력 간 대결 구도로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부산 더민주는 가덕신공항 건설의 전제로 내세웠던 '부산 5석'을 확보한 만큼 실패 시 부산 새누리당과 함께 '공동 책임론'도 떠안게 됐다.
영남권 대선주자들의 대권 가도도 신공항 결과에 판가름 난다. 가덕과 밀양 어느 쪽으로 결정나는가에 따라 부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대구 여권 주자 유승민·더민주 김 당선인의 입지는 달라진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도 신공항과 '공동 운명체'다. 서, 권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었다.
정부가 입지 결정을 미루거나 '가덕과 밀양 어느 쪽도 좋다'는 식의 중립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영남권 이슈가 '신공항 블랙홀'에 빠지면서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야권의 서, 권 시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후보 간 전방위 공방이 전개되면서 신공항 건설이 또다시 오리무중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가덕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4·13총선의 여야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정략적 접근이 아닌 공동보조로 '가덕신공항 건설'이라는 엄중한 약속을 절체절명의 마음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도 "부산시민의 의지를 확인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용역을 추진해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신공항을 건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총선을 통한) 정치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신공항 추진 로드맵대로 신공항의 기능, 규모, 입지를 선정하겠다. 정치적인 영향 때문에 영남권의 미래가 결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정유선 정옥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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