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이한구 공관위원장

- 黨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면 문제

- 계파·숫자 구애없이 과감히 공천

- '텃밭' 영남권 의원들 정조준

# 더민주 홍창선 공관위원장

- '하위 20% 룰' 연연하지 않아

- 늘 40~50% 교체…세상 바꿔야

- 국민이 볼 때 식상한 분 '아웃'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양당 공관위가 한목소리로 '현역의원 물갈이'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11일 친박(친박근혜)·비박 구분이나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부적격자'를 교체하겠다고 밝혔고, 더민주 홍창선 공관위원장도 같은 날 "물갈이는 늘 40~50%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여야 할 것 없이 당분간은 현역의원들의 '불면의 밤'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구 "당 지지율 못 미치는 현역 문제"

이날 후보자 공모를 시작하면서 4·13총선 '공천 모드'에 돌입한 새누리당 이 위원장의 칼 끝이 현역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현역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부산·경남·울산(PKU)과 대구·경북(TK) 등 '텃밭' 의원들을 아연실색게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인터뷰와 공관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현역이 프리미엄을 얻는 식의 공천은 하지 않고, 공천 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에 맞게 과감하게 가려낼 것"이라며 "당헌·당규에도 부적격자는 가려내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부적격자 심사와 관련, 공직후보자추천 규정 제9조의 10호와 11호에 대한 적극적인 적용 방침을 밝혔다. 이 조항은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와 '기타 공직후보자로 추천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자'를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있다. 공관위는 다소 추상적 규정을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의 심사 기준에 대해 "당 지지율에도 훨씬 못 미치는 현역은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선관위에 등록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PK 지역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50%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의원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당 지지율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위원장은 "여당에서는 '양반집 도련님'처럼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 월급쟁이 비슷하게 4년 내내 별로 존재감이 없던 사람들이 제법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아무래도 집중 심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 의정활동 기간 '무존재감'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일부 PK 의원들은 공천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없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현역이라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박계에 대한 공천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피해의식이 녹아 있으니 걱정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당헌·당규대로 하겠다는 것이고, 비박이고 친박이고 구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최소한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알기로는 저성과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홍창선 "현역의원들을 정신을 차리면 된다"

더민주도 12일 공관위 첫 공식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공천절차에 착수했다. 공관위는 오는 15, 16일 이틀간 후보 공모 절차를 거친 뒤 20일께까지 각 지역구 실사를 진행하는 등 공천 심사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더민주 공관위는 정치권에 인연이 없던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 공천심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소속의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그만큼 계파나 연고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게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의 설명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탈당자와 상관없이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고, 홍 위원장도 현역의원에 대한 '배려'는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홍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물갈이 비율과 관련, "17대(국회) 때 보면 초선이 굉장히 많았다. 늘 40~50%는 된다"며 "(이번에도) 자동적으로 그 정도는 새 인물이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현역의원 하위 20% 물갈이 룰'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퍼센트에 연연하지 않겠다. 사람이 중요하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 고강도 인적쇄신 방침을 시사했다. 홍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데 맞는 사람들이 좀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무슨 20%다, 10%다, 30%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더 많을 수도 있다. 숫자가 매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가 넘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홍 위원장은 진행자가 '현역 의원들 입장에선 간이 철썩 내려앉을 말씀'이라고 하자 "철렁 내려앉으면 정신을 차리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공관위의 역할에 대해 "정치가 바뀌지 않은 데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볼 때 식상하고 짜증 나게 하는 분을 선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정유선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