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부산 동행 곱지않은 시선
- "정책보다 이슈 매달린 후보 심판"

4·13총선 새누리당 공천 국면을 앞두고 대구에 이어 부산에서도 과도한 '친박(친박근혜) 마케팅'이 역풍을 맞는 형국이다. 지역주민들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정책공약 등은 실종되고 지나치게 대통령만 앞세우는 모양새가 볼썽사납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친박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는 유기준(부산 서구) 의원은 당내에서도 'PK 친박(친박근혜)계 판짜기'를 빌미로 '자기 사람 심기'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퇴임하고 지난해 11월 당으로 복귀한 유 의원은 이번 공천 국면에서 'PK 친박 확대'를 공언해왔고, 자신의 측근인 김태식(부산 남을), 정승윤(경남 양산) 예비후보의 출마지역 변경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해당 지역 의원들의 원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사하을 일꾼'을 자처하다 남구을로 이동했고,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옛 친이(이명박)계 인사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에서도 몇몇 지역 출마자와 오찬회동을 가졌는데, 밀양에서는 친박 인사들을 제치고 열린우리당 출신인 엄용수 전 밀양시장이 참석해 지역 내 친박 인사들로부터 마구잡이식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부산의 한 친박계 의원은 "유 의원이 자신의 측근들을 마치 친박계 후보인 양 포장하고 다니는데 우리도 곤혹스럽다"며 "유 의원이 친박, 진박 마케팅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의원이 지난 1일 대구·경북(TK)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의 '부산 행보'에 동행한 것을 두고도 지역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 의원은 최 의원의 '개소식 정치'에 동행하며 만찬을 주선하는 등 사실상 측근 역할을 자임한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유 의원의 신경이 밖으로 쏠리면서 지역 조직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앞서 지난해 10·28재보궐 서구 다선거구 구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기도 했다. 최근 대구에 이어 부산에서 잇따라 진행된 친박 위주의 '개소식 정치'에 참석한 김모(62) 씨는 "일부 의원의 친박 마케팅에 의존해 선거를 치른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정책공약보다는 특정 이슈에 매달리는 후보자에 대해 이제는 유권자들이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