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19대 네 번 국감 중 최악"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8일 '불량국감' '맹탕국감'이란 오명 속에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지만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집안싸움에 골몰하다 부실 국감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국감 파행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국사 교과서 공방'으로 2시간 만에 정회했고, 보건복지위원회는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 증인 출석 문제로 40여 분 동안 여야 간 설전을 벌였다.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정회를 거듭했다.
국감을 모니터한 시민사회단체들은 19대 국회에서 치른 네 번의 국감 중 이번 국감을 '최하위'로 꼽았다. "여야 할 것 없이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준비로 '주도권 싸움'에 '집안싸움'을 하느라 국감은 안중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감 전반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정국이, 후반기에는 공천권을 둘러싼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치 정국이 정책 이슈를 덮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총선 전초전 성격의 신경전만 벌였다. 국감 초반에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국감 막판에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문재인 대표 공산주의자'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둘러싼 공방 역시 선거를 앞둔 신경전이라는 평가다. '정책국감'은 오간 데 없고, '정쟁'만 횡행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문제로 국감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인 채택 문제나 피감기관의 지적사항 이행 정도 등을 점검하고 사후조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고질적인 국감 관행이 20대 국회로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