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조율한 듯 일정 거의 함께 해
- 반 총장, 새마을운동 극찬 등
- 주요 이슈서도 공통 메시지

- 朴, 오바마 푸틴 등과 환담
- 아베와 한중일 정상회담 대화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총회 참석을 위한 유엔 외교활동 과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일정을 거의 함께하면서 정상외교전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승절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국제사회의 시선을 모았던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이번 유엔 무대에서도 호흡을 맞춘 듯 주요 이슈에서 공통된 메시지를 발신했기 때문이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 두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자리를 함께한 것은 모두 7차례나 된다. 두 사람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반 총장 관저 만찬에 이어 유엔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26일)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오찬(27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유엔평화활동 정상회의(28일) 등의 일정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이 26일 진행한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에는 반 총장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참석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이번 유엔 무대에서 북핵 문제,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새마을운동, 기후변화 등 주요 이슈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사전 교감한 듯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박 대통령은 SDGs 이행을 위한 모델로 새마을운동 글로벌 버전인 '신(新)농촌개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에 반 총장은 "한국사람 중 한사람으로서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새마을운동이 회원국에 도입되고 실행되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은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개인 경험담까지 소개하면서 "맨해튼 중심에서 새마을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산불처럼 새마을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대권 도전설을 거듭 부인해 온 반 총장이 박 대통령의 유엔 외교전을 적극 뒷받침한 것은 '박심(朴心·박 대통령 마음)잡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더불어 여권 내에서는 '반기문 대안론'이 재차 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28일 반 총장이 각국 정상과 대표를 초청한 공식 오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네덜란드 국왕, 카타르 국왕, 스리랑카 대통령, 카타르 국왕, 오스트리아 대통령, 인도 총리, 폴란드 대통령, 요르단 국왕 등과 환담했다.

27일에는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오는 10월 말~11월 초 한국에서 열릴 전망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등을 화제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고 청와대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