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직 이윤석 등 비노계 대거 임명
- 천정배發 신당 바람 차단 의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에서 또다시 막말 충돌이 벌어져 후속 당직 인선에서 비노(비노무현)계가 약진하면서 모처럼 조성된 화합 분위기가 깨졌다.

새정치연합은 22일 최고위 의결을 거쳐 사무총장직 폐지와 함께 신설된 양대 핵심보직 중 하나인 조직본부장에 박지원 의원의 측근인 이윤석 의원(재선·전남 무안)을 임명했다. 총무본부장에는 혁신안 통과로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최재성 의원을 자리이동 시켰고, 민생본부장에는 수도권 재선의 정성호 의원을 임명했다. 정책위의장에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재선의 최재천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정성호 최재천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천정배 의원과 '민생모' 모임을 함께하는 등 '친천정배' 인사로, 천 의원의 신당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날 당직 인선으로 지도부 내 주류와 비주류가 팽팽한 힘의 균형을 맞추게 되면서 비노계의 반격이 잠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갈등은 엉뚱한 곳에서 분출됐다. 유승희 이용득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 도중 반말과 욕설까지 주고 받으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또다시 연출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요구한 유 최고위원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유 최고위원은 "정의를 위해 정치적 보복을 당한 정 전 의원이 사면의 1호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에 맞춰 '정치인 사면'은 발언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유 최고위원은 두 차례나 공개적으로 정 전 의원에 대한 사면을 요구했다.

이에 이용득 최고위원은 "당이 왜 모양이냐. 왜 걸핏하면 당을 물어뜯고 그러냐"며 불만을 표시한 뒤 유 최고위원을 향해 "똑바로 해" 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유 최고위원이 "왜 반말하세요? 내가 언제 당을 흔들었어요"라고 따졌고, 이 최고위원은 "당이 싫으면 떠나면 되지, 왜 당을 상처 내고 그러는 거야"라고 몰아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XX'이라며 욕설까지 섞었다. 고성과 욕설은 회의장 밖으로 그대로 새어나왔다.

지난 13일에 이어 두 최고위원이 또다시 충돌,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내면서 당분간 최고위 운영은 살얼음판을 내딛는 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