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예산 위해 틀 유지 관측도

오는 10일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박민식 위원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부산시와의 당정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서병수 시장과 전임 시당위원장인 유재중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비교적 무난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계인 박 위원장 체제에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박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 시장과 시장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다. 박 위원장은 아직도 부산시장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는 설이 있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은 앞으로 2016년 국비확보전 등을 앞두고 수시로 있을 당정협의회에서 서 시장에 대한 견제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시당의 신임 보직자들의 면면도 주목을 끈다. 박 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정책과 교육 소통 중심의 부산시당 구축'을 선언하면서 인선한 시당 주요 보직 의원 대부분이 비박계 또는 김무성계로 구성돼 있다. 김무성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이헌승 의원과 당료 출신인 서용교 의원은 시민소통위원장과 시당 내 정책연구소인 부산행복연구원의 SOC분야 총괄 팀장을 맡았다. 김세연 의원은 시당 내 교육분야를 총괄하는 세계시민아카데미원장이고 지난해 해운대기장갑 재·보선 과정을 거치면서 서 시장과 사이가 다소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배덕광 의원은 수석부위원장이다.

게다가 보직을 맡은 의원 대부분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일 욕심'을 많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사정에 밝은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통상적으로 선거를 1년 미만 앞둔 시점에는 재선 3선 등을 노리는 기존 의원들의 의욕이 불타오른다. 당연히 부산시에 대한 요구사항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서 시장과 부산시의 대응이 어떨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정가에서는 양측이 성숙한 자세로 양보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당분간 원만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이 먼저 사감을 드러내거나 흥분한다면 문제는 복잡해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의원의 경우 지역 예산 확보 등을 위해서는 부산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당·정 관계가 이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서 시장의 한 측근은 "시장 본인이 선거를 수차례 경험한 바 있어 시당과 의원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예산 정국에서 서로 협조를 구할 일이 많기 때문에 박 위원장 및 시당 보직 의원들과의 관계도 부드럽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