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사퇴 우회 압박' 분석도

박근혜 대통령은 7일 각 부처 장관들을 향해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로 나라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여기에는 개인적 행로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5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자기정치'로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내년 총선 출마를 겨냥해 '곁눈질'을 하고 있는 내각을 다잡기 위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개인적 행로' 즉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총선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장관들에게 국무위원으로서 직무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국무위원들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향해 '자기정치'라고 비판하면서 여당을 압박했다면, 같은 의미로 정치인 출신 국무위원들에게는 '개인적 행로'라는 표현으로 내각의 기강확립에 나섰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반환점을 한 달여 앞두고 여당이 유 원내대표 파동에 휩싸인 상황에서 내각마저 흔들릴 경우 국정운영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일종의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유승민 원내대표의 진퇴 문제와 당내 계파 갈등 논란을 계기로 친박(친박근혜)계의 최 경제부총리의 여의도 조기 복귀설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또 최 경제부총리의 여의도 조기 복귀설은 황 사회부총리 등 다른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복귀 시기도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공직사회의 내부동요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내각을 향한 메시지는 즉시 효력을 나타냈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조기 복귀설을 부인했다. 그는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연히 그래야 한다"면서 "현재는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당 복귀를 운운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내각뿐만 아니라 사퇴압박에도 '버티기 모드'로 일관하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 또는 압박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외면한 개인적 행로'를 언급한 것이 비단 내각뿐만 아니라 이미 '배신의 정치'로 비판한 유 원내대표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다.